[슈퍼리그] IMF 이적생 돌풍의 핵…승부 갈라
기사입력 1999년 02월 21일 14시 59분
`IMF선수'들이 승부를 갈랐다.
99한국배구슈퍼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적선수 돌풍이다.
경제불황으로 인해 팀 해체의 설움을 곱씹었던 `IMF선수'들이 새로운 소속팀을 결승으로 이끌며 올시즌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것.
여자배구 현대의 장소연 강혜미（이상 전 SK） 구민정（전 한일합섬）, 대한항공의 박선출（전 고려증권）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
93슈퍼리그 결승에서 LG정유에 진 후 만년 3∼4위팀에 머물러왔던 현대가 6년만에 결승진출의 꿈을 이룬 것도 이들 이적선수들 덕분이었다.
개막 이후 줄곧 블로킹과 속공에서 1위를 달리며 코트 중앙을 확실하게 장악했던 `센터 여왕' 장소연, 콤퓨터 세터 강혜미, 왼쪽 거포 구민정….
모두 국가대표 출신인 이들은 98방콕아시안게임 폐막 직후인 지난해 12월 중순에야 현대에 합류, 불과 일주일의 합숙훈련을 거쳐 99슈퍼리그 코트에 섰다.
게임을 뛰면서 조직력을 다져나갔던 이들은 초기의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배구 명가' 재건에 성공했다.
당초 `빅4'가 목표였던 대한항공이 창단 후 첫 결승진출을 눈앞에 둔 것도 센터 박선출의 활약 때문이었다.
지난해 10월 해체팀（고려증권）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했던 그는 초기에는 고질인 무릎부상으로 벤치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그는 결승진출의 갈림길이었던 3차대회에서 백A, B퀵 등 속공과 블로킹으로 대한항공의 연승행진을 주도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내는 `히든 카드'가 바로 벼랑에 섰던 `IMF 선수'였던 것이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