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LA다저스 3시간30분 지옥훈련 시작
기사입력 1999년 02월 21일 14시 59분
`지옥훈련'이 시작됐다.
데이비 존슨（54）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LA다저스가 스프링 트레이닝 첫날부터 혹독한 훈련을 펼치는 등 완전히 새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된 투수와 포수, 그리고 지난 시즌 부상선수들 등 모두 41명이 참가한 가운데 훈련 이틀째를 마친 `코리안 특급' 박찬호（26）는 "첫 미팅부터가 완전히 틀린다"며 "달라진 다저스의 모습을 기대하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존슨감독이 확 밀어부치는 스타일이며, 훈련이지만 게으름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밝히는 등 마치 한국의 훈련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과거 스프링 트레이닝은 1시간30분여 동안 몸을 푸는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 상례.
그러나 박찬호를 비롯, 1억500만달러짜리 케빈 브라운 등 훈련에 참가한 주전투수들은 20일과 21일 이틀 연속 3시간30분여 동안 쉴새 없는 훈련에 녹초가 돼야 했다.
스트레칭에 이어 1루 커버 수비훈련을 펼친 뒤 6명의 선발투수들이 일제히 불펜 마운드에 올라 동시에 피칭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불펜 피칭이 끝나고 아이싱과 휴식이 예상됐으나 투수들은 곧바로 실내 타격장과 정규구장에서 잇달아 번트 훈련, 그리고 구장을 옮겨 투수앞 땅볼 수비에 땀을 흘렸다.
라커룸으로 들어가 훈련복을 반바지로 갈아입고 다시 나온 투수들은 30분간 달리기로 3시간30분의 훈련을 마무리했다.
케빈 말론 다저스 단장은 "우리의 목표는 월드시리즈이며 선수 구성은 이루어졌고, 이제 운동장에서 실력을 보이는 일만 남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찬호 말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은 다른 마음 자세다. 과거에는 뭔가 해야하고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었지만 올 스프링 트레이닝을 잘못하면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리를 하면 시즌을 망칠 수도 있고, 또 너무 느슨하면 안돼므로 조절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220이닝을 던진후 98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등 전과 달리 엄청난 체력 소모가 있었던 것 같다. 과거 시즌이 끝난뒤 도미니칸 윈터리그나 애리조나 폴리그에서 뛴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한국에서 돌아와 곧바로 강훈련을 펼친 것이 조금 실수였던 것 같다. 피로감이 느껴졌었다. 그러나 팀 자율훈련 막판에 운동을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정신적으로 나아졌다.
서두르지 않고 스프링 트레이닝이 끝날 무렵 최고조의 컨디션을 만드는데 주력하겠다. 올시즌 끝까지, 그리고 앞으로 많은 시즌을 뛰기 위해서 무리하지 않겠다. 올해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