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첫 타격왕 등극 '감좋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21일 14시 59분
3번 박정태는 지난 20일 유노모토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4_1로 앞선 2회초 1사 1,3루서 왼쪽 담장을 시원하게 넘기는 쐐기 3점포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0_1에서 지바롯데의 신인 가와이의 2구째 몸쪽 높은 직구를 "으랏차"하는 기합과 함께 끌어당긴 것.
지난 17일 홍백전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실전에서 나온 팀내 1호 홈런.
200여명의 일본인 관중들의 박수속에 홈을 밟은 박정태는 씨_익 웃으며 "홈런이 아니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망이의 한가운데에 정통으로 임팩트돼 개운했고, 공의 스피드에 밀리지 않고 끝까지 힘을 실어 끌어당길 수 있었던 스윙폼이 스스로 생각해도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
이쯤이면 새해 벽두부터 정해놓았던 목표를 달성할 첫 단추는 제대로 끼워진 셈.
조준선에 올린 것은 `첫 타격왕-.'
개인의 욕심을 떠나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팀의 재도약을 위해서도 `타격왕 등극'이란 고단위 영양제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여건도 무리익었다.
작년 팀이 2년 연속 꼴찌를 한 와중에도 박정태는 113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와 13홈런, 팀내 최다인 79타점으로 2루수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며 한껏 탄력을 받아 있는 상태.
또 박정태의 바로 뒤에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장거리포 호세가 버티고 있어 상대투수들의 심리적 압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총부대'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껏 단 한명의 수위타자도 배출하지 못한 롯데.
금세기안에 그 숙원을 풀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박정태 뿐이다.
[가고시마＝이백일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