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남앞서 험담 유포 안될땐 명예훼손 아님'
기사입력 1999년 02월 21일 14시 59분
남 앞에서 다른 사람을 헐뜯는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타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형사8단독 채규성 부장판사는 21일 회사 동료 차모씨에게 상사를 헐뜯는 발언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H여객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모 피고인（39）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동료 차씨는 이 피고인이 상사를 상대로 낸 고소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대가로 돈까지 받은 점으로 미뤄 이 피고인과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있다고 할 수 있다"며 "따라서 들은 얘기를 다른 이들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명예훼손죄의 성립여부는 개별적으로 한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했는지 아니면 동시에 여러 사람에게 유포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전파가능성 여부로 판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97년 12월초 서울 시내 커피숍에서 동료 차씨 등에게 "회사 상사 김모씨를 검찰에 고소했는데도 자꾸만 무혐의 처리된 이유는 김씨가 담당 검사에게 3천만원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