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마라톤] '이봉주 아성'에 거센 도전
기사입력 1999년 02월 19일 14시 38분
누가 월계관을 쓸까?
21일 오전 11시 경남 하동군 계천사거리를 출발, 전남 광양시청앞까지 21.0975㎞ 코스서 벌어지는 황영조올림픽 제패기념실업단대항 하프마라톤대회（한국실업육상경기연맹_스포츠조선_조선일보 공동주최, 포항제철 아식스스포츠 협찬）를 앞두고 남녀부 우승자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록상으로 볼때 남자부는 이봉주（29．코오롱）가 단연 우승후보 0순위.
풀코스마라톤（2시간7분44초）과 하프마라톤（1시간1분4초）의 한국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봉주는 마라톤에 관한한 1인자란 자존심을 걸고 이번대회서 지난 92년 도쿄하프마라톤대회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이봉주는 지난해 12월 방콕아시안게임 마라톤서 우승한뒤 최근 더욱 노련한 레이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봉주의 우승을 저지할 선수로는 팀후배인 김이용（26）과 한국전력의 백승도（31） 장기식（29） 등이 꼽힌다.
김이용은 이봉주의 빛에 가려 만년 2인자에 머물고있는 설움을 이번대회서 털어버릴 작정으로 지난겨울 훈련에 전력투구했고 98베이징마라톤서 2위를 차지한 장기식과 백승도는 `타도 코오롱'을 위해 이봉주와 김이용의 뒷덜미를 나꿔챌 궁리에 열중하고 있다.
여자부는 혼전양상.
한국최고기록（1시간12분21초） 보유자 곽혜순（25．도시개발공사）의 불참으로 강순덕（25） 박고은（23） 박현희（22） 안종화（20．이상 수자원공사）와 오정희（21） 서옥연（20） 김수연（19） 이미라（21．이상 코오롱）, 박용애（21） 이정화（20．이상 구미시청）, 오미자（29．익산시청） 등이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일것으로 예상된다.
기록상으론 강순덕（1시간14분52초）이 앞서지만 신예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한편 이대회 마스터즈부문에는 690명의 일반 마라토너들이 참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완주에 도전하는 휴먼드라마를 펼친다.
◇690명의 일반참가자중 48％인 331명이 광주 순천 광양 여수 등 호남출신이고 39％인 269명이 하동 진주 등 영남인들이어서 이번대회가 영_호남 화합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대회 참가자중 최고령자는 5㎞ 건강달리기에 출전하는 84세의 이중현옹（대전시）.
이옹은 "아직까지 잔병치레 한번 안했지만 이 기회에 나의 체력을 다시한번 확인해 보고싶어 출전하게 됐다"고.
여자부 최고령자인 백희자 할머니（79．경북 경산시）는 "이 나이에 5㎞를 달릴수 있는지 알고싶어 출전하게 됐다"면서 "설연휴에도 쉬지않고 산보와 등산으로 이번대회를 준비해 왔다"고.
◇이번대회에는 유난히 가족단위 출전자들이 많은데 그중 육찬주씨（39．전남 광양시）는 미정（13．여）, 인광（12．남） 남매와 함께 출전신청을 했는데 세식구가 나란히 완주하는게 목표라고.
◇출전자중에는 청각장애인인 이수완씨（30．서울）가 포함돼 있어 눈길.
이씨는 "장애인들도 정상인처럼 달릴수 있다는걸 보여주겠다"며 기염.
[광양＝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