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1박12일 지옥의 지방원정 경기
기사입력 1999년 02월 19일 14시 38분
"3월에 돌아올께, 그동안 애 잘 키워줘."
창원 LG의 한상욱 운영팀장은 18일 아침 집을 나서면서 짐짓 `비장한' 표정으로 부인의 손을 꼭 잡았단다.
물론 웃자고 한 얘기지만 말이야 맞다.
`송골매군단' LG는 18일 삼성전부터 다음달 1일 청주 SK전까지 유례 없는 11박12일간의 지방 원정을 시작했다.
홈코트인 창원 2게임을 포함해 총 6게임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서울로 올라올 틈이 없다.
12일간 땅에 발붙일 새 없이 `공중급유'로 비행을 하기 위해 구단은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대책없이 소모되는 테이핑 재료와 각종 의약품은 넉넉하게 한달치를 버스에 실었다.
선수들에게 빨간색과 흰색 두가지 유니폼을 한벌도 남기지 말고 다 가져오라고 지시한 것은 물론.
그 다음 숙제는 지루한 호텔생활을 잊을 수 있는 소일거리 개발.
구단에서는 단체 영화관람 일정을 두차례 잡아놓고 벌써 볼만한 프로의 시간표를 다 알아뒀다.
또 놀이공원 투어, 선수단 당구대회 등 다양한 오락거리로 선수들이 호텔방에서 퍼지지 않도록 해줄 생각이다.
하필이면 피말리는 중위권 혼전속에서 맞이한 지옥의 투어.
때가 때이니만큼 LG는 밝은 표정으로 `춘삼월'에 상경하기 위해 온신경을 쏟고 있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