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 현실로 뛰쳐 나온 '21C사이버세계'
기사입력 1999년 02월 19일 14시 38분
`지중해' `에스콘디도' 등을 통해 인간의 삶을 해학과 풍자로 그려낸 이탈리아의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도 사이버 스페이스를 21세기를 맞이하는 인간의 삶의 공간으로 삼았다.
97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던 `너바나'(Nirvana). 불교에서 열반, 또는 해탈로 지칭되는 이 제명은 영화 속의 컴퓨터게임 프로그래머인 지미(크리스토퍼 램버트)가 만들어낸 최첨단 컴퓨터게임의 이름.
날마다 죽고 날마다 다시 태어나는 컴퓨터 게임 속 주인공 솔로(디에고 아바탄튜오니)가 어느날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고 반복되는 죽음의 게임에서 일탈을 시도한다. 지미는 솔로의 `자유롭게 해달라'는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지미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국적 컴퓨터게임 회사의 데이타뱅크에 들어가 `너바나 프로그램'을 지우는 것. 지미가 데이타뱅크에 들어가 자신의 두뇌를 연결시킨 뒤 펼치는 사이버 스페이스 액션이 영화의 내용이다.
영화의 재미는 화면 가득한 미래문명의 코드들. 액체형태의 블루 코카인, 신체의 일부를 사고 파는 인체 사냥꾼, 비디오 카메라와 자신의 눈을 바꿔버린 미치광이, 컴퓨터 창녀, 기억을 잃어버리고 사이버 공간 속을 표류하며 해킹하는 아나키스트 여전사 등 미래사회의 극단적인 모습들이 사이키델릭하게 묘사된다.
기존 할리우드 SF와 차별되는 가브리엘 살바토레 특유의 철학과 영상이 `블레이드 러너'나 `제5원소'와는 또다른 `미래서사시'를 만들어낸 배경이다.(27일 서울극장 개봉)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