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SC] 거식증 - 자신에 비판적 성격 잘 걸려
기사입력 1999년 02월 18일 14시 52분
마른 체형이면서도 다이어트에 엄청나게 집착을 하는 여자들이 있다.
바로 거식증(拒食症)이 있는 여자들이다.
W양은 1m62, 35㎏의 심한 저체중 상태로 월경은 이미 1년전 끊어져 있었다.
그러나 W양은 뚱뚱해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극도로 불안해했다.
조금만 많이 먹었다고 생각되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구토까지 했다.
게다가 머리털도 많이 빠져있었고, 기운이 없어 곧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W양은 어릴 적부터 완벽주의자였다.
늘 손발을 깨끗이 씻었고, 주변을 말끔히 정리해야 직성이 풀렸으며 시간 약속도 칼같이 지켰다.
그런만큼 다이어트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원칙대로 했다.
처음부터 밥을 먹지 않고, 과일과 채소, 음료수만 조금 마셨다.
W양의 다이어트는 대학입시에 낙방하면서 더욱 철저해졌다.
`머리도 나쁜 게 몸에 지방까지 붙이고 펑퍼짐하게 다니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W양은 누가 봐도 불쌍한 생각이 들 만큼 야윈 몸매를 갖고 싶었다.
결국 W양은 40㎏ 이하로 체중을 빼는 데 성공했고, 부모는 물론 주윗사람들이 안쓰러운 눈으로 걱정하기 시작했다.
거식증에 걸리는 여자의 특징은 대개 어려서 부모의 말을 잘 듣고 스스로 알아서 자기일을 하며 생활에 불만이 없고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또 공부도 잘 하고 `착한 소녀'인 경우가 많으며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평가에 매우 민감하고 자기 자신에 지나치게 비판적이며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완벽하려고 노력한다.
다이어트도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
흔히 거식증은 고치기 어려우며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거식증에 걸린 어떤 여자는 비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십년 동안 초인적인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거식증 환자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몇개월, 몇년 안에 거식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준기 마음과 마음 섭식장애 클리닉 원장 (02)592-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