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돈없으면 열심히라도 뛰어야지'
기사입력 1999년 02월 17일 14시 56분
올해부터 호랑이 유니폼을 입게 된 `이적생'들은 팀에 합류하고 나서 두번 놀란다.
선후배 사이의 깍듯한 위계질서에 감탄하고 엄청난 훈련량에 혀를 내두른다.
제 아무리 슈퍼스타라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위계질서야 전통이라고 볼 수 있지만 늘어난 훈련량은 `가늘고 긴 것' 보다 `짧고 굵은 것'을 중시하는 해태의 예전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점.
올시즌 해태의 팀훈련은 양과 질에서 선수들을 녹초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우선 훈련시간.
아침 7시에 기상하면 산보와 식사뒤에 특타와 체력단련, 수비 포메이션 훈련이 선수들을 기다린다.
오후엔 1시부터 프리배팅, 특수와 특타, 러닝의 반복.
오후 5시께 알라와이구장에서 숙소로 철수한뒤에도 한숨을 돌리기엔 아직 이르다.
7시30분부터 시작되는 야간훈련에서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연체조 등으로 또한번 한바가지의 땀을 흘린다.
종일 시달린 몸을 눕히는 게 밤 10시30분이니 하루 약 15시간의 `중노동'.
운동량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지옥훈련'이 따로 없다.
유난히 뜀박질이 많은 투수들의 경우를 보면, 매일 600m정도의 운동장 둘레를 10바퀴나 돌고 100m 단거리 달리기를 30차례 반복한다.
하루에 9㎞씩 달리는 셈.
삼성에서 이적한 투수 곽채진은 "이렇게 많이 뛰어보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렇게 해태의 운동량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김응용감독은 명쾌하게 답을 내린다.
"아, 돈없으면 열심히라도 해야할 것 아니야?"
[하와이＝국제전화,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