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신주단지 오른팔' 하와이전훈 보호령
기사입력 1999년 02월 13일 13시 57분
'슬로우~슬로우, 퀵 퀵!'
해태 투수 이대진(25)에겐 '순둥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성격이 워낙 차분한데다 말투도 조용조용.
게다가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안 하는 스타일이라 얼핏 봐선 순박한 시골청년을 연상케 한다.
마운드에서 150㎞의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질 않는다.
훈련스타일도 성격처럼 슬로우 템포.
전지훈련 초반엔 최대한 어깨를 아낀채 페이스를 조절하다가 3월초에야 본격적인 전력투구로 들어간다.
어차피 베스트 컨디션은 시즌 개막일에 맞춰야 하는 만큼 초반에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
올시즌도 마찬가지다.
지난 3일 하와이 캠프를 시작,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등 체력훈련은 열심히 따라하고 있지만 불펜피칭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하루 30~40개의 하프피칭으로 몸을 푸는 정도.
특히 올해는 훨씬 조심스럽다.
작년시즌 막판의 어깨부상이 도지지나 않을까 '신주 모시듯' 오른팔을 보호하고 있다.
다음주부터 배팅볼을 던져주며 투구감각을 익힌뒤 전력투구는 3월부터 시작할 예정.
구질개발은 특별한 게 없다.
지금 갖고 있는 구질로도 타자를 요리할 자신이 있기 때문.
특유의 강속구에다 폭포수같은 파워커브는 이미 국내 최고수준.
여기에 간간이 섞는 슬라이더 등 두세가지 메뉴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하고 남는다.
이대진에게 99시즌은 중요하다.
올시즌만 채우면 해외진출 자격 요건인 7시즌이 된다.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15승 이상의 뛰어난 성적이 필수.
이대진은 "팀우승과 함께 해외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며 의욕을 다지고 있다.
[하와이=국제전화,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