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앳되고 약한 이미지 잊어주세요'
기사입력 1999년 02월 13일 13시 57분
앳된 얼굴에서 풍기는 나약한 이미지를 훌훌 벗어던지고 험상궂은 야수로 탈바꿈한다.
"타자와의 기싸움에서부터 이겨야죠."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전지훈련 시작부터 터프가이로 거듭나기 위한 3가지 승부수를 띄웠다.
느릿느릿한 투구폼을 다이내믹하게 바꾸는 것이 그 첫번째.
작년 최원호는 왼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올리다 잠시 주춤한뒤 냅다 공을 내다꽂는 독특한 투구자세를 선보였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데는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워낙 `슬로 템포'라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는 못했다는 평.
하프피칭 6일째를 맞은 13일 최원호는 "투구때 팔을 멀리 뻗어 동작을 크게 하고, 키킹할때 정지동작없이 발을 빨리 들어 올리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울퉁불퉁 근육질의 몸매 만들기.
야구선수치곤 그리 크지않은 1m82, 78㎏의 최원호는 오전과 야간 두차례 웨이트트레이닝장을 찾는다.
"새롭게 공사를 해서인지 웨이트 시설이 작년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흐뭇한 모습.
세번째는 여전히 고민중인 `털복숭이 작전'.
구레나룻은 물론 콧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기를 요량으로 한달 가량 면도를 않던 최원호는 지난 12일 `눈물을 머금고' 칼을 댔다.
"무서워 보이기보다 우스워 보인다""너무 지저분하다"는 동료들의 따가운 질책에 두 손을 들어 버렸다.
하지만 최원호는 "막상 깎고 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여론이 잠잠해질 틈을 타 한번 더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국제전화 ,김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