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희로애락 감성지수 체온으로 알아낸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13일 13시 57분
`사람이 느끼는 감정（感情）을 수치로 나타낼 수는 없을까.'
최근 연세대 의대 전세일 재활병원 원장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수치화하는 시험작업에 성공했다.
우울한 추억을 가진 사람은 자율신경의 변화로 혈관이 수축돼 체온이 떨어지며 반대인 경우에는 혈관이 이완돼 체온이 올라간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이 같은 사실은 KBS1 라디오（ FM 97.3 MHz）가 설날특집 다큐멘터리 `정（情）'（연출 이인숙）을 제작하면서 연세대 의대에 자료를 의뢰하면서 나타났다.
"온도에 가장 민감한 얼굴과 손, 발을 대상으로 적외선을 투시해서 체열실험을 한 겁니다. 적외선 촬영기기인 서머그라퍼를 이용하면 온도변화에 따른 각 부위의 수치와 이에따른 색깔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요."
예를들어 북한에 가족을 두고 넘어온 실향민 K씨（78）의 경우 기초체열은 29.2도였는데 설을 맞아 헤어진 이산가족（처와 딸, 아들）을 연상케 한 다음 실시한 실험에서는 3.1도가 내려간 26.1도로 나타나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혼경력 15년의 J씨（46）는 24.0도에서 23.9도로 0.1도가 내려가 의외의 `평상심'을 보였다.
J씨의 경우는 우울한 추억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평상심'을 보인 것은 이혼기간이 오래 돼 복잡한 감정이 이미 정리됐기 때문이라고 분석이다.
몸의 체열을 체크했을 때 0.3도 이내의 오차범위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 원장의 말.
40년 동안 해로한 부부의 경우, 다정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시킨 뒤 검사한 결과 남편 L씨（72）는 기초체열（24.5）과 같아 감정의 기복이 없었으나 부인 S씨（64）는 23.1도에서 4.7도 오른 26.8도의 `흥분상태'를 보였다.
또 6년간 교제해오던 남자 P씨（29）와 여자 J씨（27）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교제기간 동안 아름다운 추억을 담은 이야기를 10분간 들려준 뒤 체열검사를 한 결과, P씨는 0.3도가 올라가 `평상심'을 유지한 반면 J씨는 0.6도 올라가 상기된 감정을 나타냈다.
한국정신과학학회 회장과 동서의학연구소 소장직을 겸하고 있는 전 원장은 꿈과 텔레퍼디, 투시력, 염력（念力） 등 초능력 현상에 대한 수치계량화 작업에도 곧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