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현] 이미지 파괴, 야수조장 'LG 파이팅'
기사입력 1999년 02월 13일 02시 07분
LG 유지현(28)이 이미지 파괴에 나섰다.
여성팬들로부터 모성애를 일으키는 연약한 모습을 던져 버리고, '강한 남자'로의 변신.
올시즌 야수조 조장을 맡아 팀 우승을 이끌어 내고, 개인적으로는 유격수 골든글러브 2연패를 위한 새로운 시도다.
외모부터 바꿨다. 지난 6일 출국 직전 앞머리를 과감하게 잘라버렸다.
다부져 보이는 스포츠형 헤어스타일.
말투나 생활태도도 싹 달라졌다.
전지훈련이 열리는 파세오구장에는 유지현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공 하나 받을 때마다 구호 하나!" "파이팅이 없다, 파이팅!"
유지현의 구령에 18명 야수들의 움직임이 기민해진다.
작년 전경기 출전선수답게 체력적으로도 철인에 도전한다.
올 동계훈련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적으로 매달린 탓에 운동기구들의 무게 눈금이 작년에 비해 하나씩 늘어났다.
휴일에는 쇼핑 대신 숙소인 라데나콘도에 남아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따뜻한 괌 날씨에 오른쪽 어깨의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도 호재다.
유지현은 한양대 시절 오른쪽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94년 데뷔 이후 시원한 송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몇년 동안의 재활훈련으로 이제는 완쾌에 가까운 상태.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했다는 주위의 평가다.
유지현은 이달초 9천500만원에 99시즌 재계약을 끝냈다.
그러나 사흘뒤에는 입단 동기이자 후배인 김재현(1억원)에게 500만원이나 뒤졌다.
정작 억대 연봉이 유력했었던 후보는 유지현.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절대 내색하지는 않는다.
"프로 6년째를 맞으며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올시즌 성적으로 말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