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스승과 제자'의 블로킹 대결
기사입력 1999년 02월 12일 15시 40분
`스승과 제자'의 블로킹대결이 요즘 배구계의 화제다.
국내배구 최고령 공격수인 최천식（34．1m97．대한항공）과 `거미손' 방신봉（24．2m．현대자동차）이 그들.
이들은 99한국배구슈퍼리그 블로킹부문에서 `사제 대결'이란 이색 단어를 만들어냈다.
11일 현재 블로킹 성적에서 방신봉이 62개로 1위, 최천식은 55개로 2위.
이들은 선생님과 제자 사이.
방신봉이 대전 중앙고 재학중이던 지난 93년 대한항공 배구단에 들러 최천식으로부터 특별지도를 받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키만 훌쩍 큰 무명선수였던 방신봉은 최천식을 찾아 블로킹과 속공에 대해 `강의'를 받으면서 특급센터의 자질을 키워나갔다.
"최선생님은 저의 우상이었습니다. 고교 시절 `나도 최천식처럼 되겠다'며 두손을 불끈 쥐곤 했지요."
하지만 방신봉은 이제 99한국배구슈퍼리그에서 `블로킹왕'을 놓고 스승과 선두를 다퉈야 하는 어색한 관계가 됐다.
10년 동안이나 국가대표를 지내며 갈고닦았던 `비기'를 방신봉에게 전수했던 최천식 역시 제자와 경쟁하는 게 여간 쑥스럽지 않다.
"경쟁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이 30대 중반까지 뛰면서 후배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 같아 미안할 따름입니다."
10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는 최천식과 방신봉의 투혼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99배구슈퍼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