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초고가 '아프리카 투어' 기지개
기사입력 1999년 02월 12일 15시 40분
여행업계, 샴페인을 일찍 터트린다?
환율이 1달러당 1천100원대로 떨어짐에 따라 해외여행객도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여행 `해금'분위기에 따라 600만∼800만원의 초고가 아프리카 상품이 등장, `여행업계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다'는 우려의 소리가 일고 있다.
아프리카 상품은 우리나라 경제의 거품현상이 절정을 이룬 95, 96년에 많이 나왔다가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한 97년 초 여행상품 목록에서 사라졌다.
현재 나와있는 아프리카 상품은 아프리카 4개국(남아프리카 공화국, 케냐, 짐바브웨, 탄자니야) 15박 16일 또는 16박17일(690만∼700만원), 남아공@케냐@짐바브웨 등 3개국 14박16일(680∼690만원), 남아공 6박7일(299만원) 등.
그러나 이것은 사냥 등 선택관광이 포함되지 않은 기본요금으로 사냥을 포함할 경우 1천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층 전세값과 맞먹는 여행경비임에도 지원자가 이어져 남아공 항공이 내놓은 아프리카 관광 연합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H, J 등 13개 여행사들이 지난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60여명을 내보냈으며, 700만원짜리 아프리카 4개국 독자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H관광의 경우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모두 70여명을 내보낼 계획이다.
아프리카로 여행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해외여행 경험이 풍부한 여행 베테랑들로 40대이상 중년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행사들은 고가상품이라는 비난을 의식한듯 "숙소는 별세개 또는 별네개짜리 롯지에다 사냥은 포함돼 있지 않는등 절대 호화상품이 아니다"며 "거리가 멀고 일정이 길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행업계에서조차 경기가 조금 회복조짐을 보인다고 해 600만원 이상의 고가 상품이 공공연히 판매되는 것은 좋지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칫 해외여행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줘 막 기지개를 켜지 시작한 여행업계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고가 아프리카 상품에 대응해 199만원짜리 아프리카 3개국 14박15일 자유배낭여행 상품을 기획한 M여행사측은 "유스호스텔에 묵으며 스스로 음식을 해먹는 것만 제외하곤 600만∼700만원짜리 상품과 차이가 없다"며 "경제 현실을 무시한 무분별한 고가상품 개발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