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서운 - 선천적 장애 딛고 V선언
기사입력 1999년 02월 12일 15시 40분
신체 장애마가 올해 대상경주 제패를 선언하고 나섰다.
태어날때부터 왼쪽 앞발목이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는 `서운'(5세．호주산 거세마)이 대상경주 우승을 위해 `보약'을 먹으며 맹훈련을 하고 있다.
오문식 조교보는 "목표는 오는 4월의 마주협회장배나 5월의 스포츠조선배가 될 것"이라며 "영양보충을 위해 인삼, 콩 등을 먹이면서 매일 트랙을 4∼5바퀴씩 질주하는 강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운'은 신체장애에 발목을 바깥쪽으로 휘젓는 버릇까지 있어 네활개를 치며 춤을 추듯 달리면서도 우승을 휩쓸어 경마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 96년 11월17일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한뒤 지금까지 27전9승, 준우승 8회를 거뒀다.
빠른 스타트로 잽싸게 선두에 나선뒤 단독질주, 준우승마를 큰 폭으로 따돌리고 우승을 낚는다.
지난해 10월엔 정상급 명마 `조선일호'를 무려 12마신(약 28.8m)차로, 지난달 16일엔 소문난 준족 `삼천석'을 7마신(약 16.8m)차로 각각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8월에는 1,800m를 1분58초1에 주파했다.
경주마들의 평균기록이 2분3초5인데 비하면 `총알'과 다름없다.
장애마가 경주마로 데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설령 데뷔한다 해도 몇차례 출전하다 폐마되고 만다.
몸의 균형이 맞지 않아 다리가 부러지거나 운동기 질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운'은 그러나 1군 레이스에서만도 11전4승, 준우승 2회를 거뒀고 97스포츠서울배에서 준우승한 관록도 있어 연구대상이다.
마사회 김병선 핸디캡 과장(수의학박사)은 "키 1m61, 체중 450㎏의 보통체격에 근육질이 남보다 좋은 편도 아닌데 장애를 딛고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은 기현상"이라며 "그러나 1,900m 이상 장거리 레이스에선 힘이 달리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