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 성공가능성 낮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11일 15시 22분
같은 야구선수라도 투수와 타자는 별개의 직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트레이닝 방법, 훈련 스타일에 큰 차이가 있다보니 근육 생성 과정부터가 전혀 다르다.
상체와 하체를 골고루 이용하는 운동에 치중하는 타자는 큰 근육이 발달하는 반면 어려서부터 주로 피칭을 통해 어깨가 다져진 투수의 경우 미세한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물론 상하체와 허리 등 몸 전체를 이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투수지만 강한 어깨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공을 뿌릴 수 있다는 얘기다.
메이저리그에서 `제구력의 마술사'로 꼽히는 애틀랜타의 그렉 매덕스는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튜빙（고무줄을 잡아당기는 어깨 강화운동의 일종） 하나만 가지고 겨울훈련을 대신한다고 한다.
마인드 컨트롤에서도 차이가 난다.
투수는 스타일이 다른 9명의 타자를 전부 상대해야 하며 43㎝의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꽂아넣어야 한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될 수 밖에 없다.
소심하고 섬세한 성격을 가진 투수들이 많은 이유다.
투수→타자보다 타자→투수로의 성공 가능성이 낮은 것은 이같이 투수에겐 보다 많은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
본지 하일성 해설위원은 "다른 것은 다 제쳐 두고라도 일단 경기운영능력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갖고 있는 투수들도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경기운영 미숙이다. 하물며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하는 선수들이야 오죽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