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정] 악마에서 천사까지 만점연기
기사입력 1999년 02월 11일 15시 22분
유호정의 `카멜레온 연기'가 빛나고 있다.
어떤 역을 맡더라도 독특한 맛을 살린다.
얼마전 KBS 2TV의 `천사의 키스'에서 사랑을 위해 차승원에게 무작정 달려가는 천사역으로 화제를 모으더니 요즘엔 밉살스럽기 그지없다.
SBS TV의 드라마 스페셜 `청춘의 덫'에서 유부남 이종원의 마음을 빼앗는 부잣집 딸 노영주역. 파마머리에 바늘 끝도 들어갈것 같지 않은 도도한 성격. 순진하고 측은하게 보이는 심은하와 대비돼 시청자들에겐 눈엣가시다.
하지만 이런 반응에 유호정과 제작진은 쾌재를 부른다.
노영주의 캐릭터가 완벽하게 표현돼 가고 있다는 증거기 때문이다.
유호정은 `청춘의 덫'에 그야말로 `느닷없이' 걸려들었다. 당초 노영주역을 맡기로 한 이승연이 고사하게 된 게 그 이유.
제작진이 타방송사에서 `천사'로 열연중인 유호정을 애타게 찾은 것도 `연기가 된다'는 판단에서 였다.
"서로 너무 다른 캐릭터라 고민했어요. 잘못하면 망신이니까요."
배역의 성격도 제대로 파악못하고 카메라 앞에 섰지만 유호정은 프로였다.
`천사의 키스'의 긴 생머리를 파마로 바꾼 것도 그녀의 반짝 아이디어. 두 프로가 겹친 3주 동안은 일주일에 5∼6차례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요즘 그녀의 주변상황은 참 묘하다. 결혼뒤 4년간 오매불망 기다리던 임신을 확인했고, 남편 이재룡은 경쟁프로인 MBC TV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 출연중이다.
지금까지는 드라마 방송시간대에 부부가 모두 촬영중이었다. 그래서 집에 나란히 앉아 TV를 볼 기회가 없었지만 TV를 보더라도 어느 채널을 먼저 선택해야 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어느 프로의 시청률이 높더라도 상관없어요. 둘다 좋은 작품이고, 어차피 우리 집안 잘되는 일일 테니까요."
유호정은 9월 출산관계로 `청춘의 덫'이 끝난 뒤 1년여간 안방극장을 떠날 계획. 가정이란 `행복의 덫'에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