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심판문제로 다시 시끄러워진 코트
기사입력 1999년 02월 10일 14시 35분
프로농구 코트가 심판 문제로 다시 시끌벅적하다.
아슬아슬하던 `살얼음판'은 9일 의정부체육관의 SBS－LG전에서 또한번 와지끈 내려앉았다.
이날 연장전에서 패한 LG 이충희 감독은 달아오른 얼굴로 기자회견실에 들어서 "할 말이 없다"고 운을 떼더니 결국 `할 말'을 다 했다.
격앙된 목소리의 요지는 "질래야 질 수 없는 게임을 누군가 지도록 만들었다"는 것.
이감독은 문을 나서다 말고 "뭣때문에 한여름 내내 죽어라 운동을 했는지 허무하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공식회견장에서 판정문제를 들먹이면 징계를 받기 때문에 `심판'이란 말은 한마디도 안 했지만 표적은 불보듯 뻔했다.
공개석상에서 감독의 분노가 불거져나온건 오랜만이지만 물밑을 들여다 보면 `판정 불만'은 거의 매경기 상존한다.
기자회견때 뺨 맞은 얼굴로 `노코멘트'만 외치던 감독들이 복도뒤로 돌아나가 곧바로 봇물을 터놓는 것은 드물지 않은 광경.
경기전 심판들과 웃으며 악수를 나눈 감독들이 채 2시간도 못돼 육두문자를 내뱉는 현실은 언제쯤 달라질까.
KBL(한국농구연맹)은 끊임없는 심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올시즌 NBA(미국프로농구) 출신 제시 톰슨씨를 심판부장으로 위촉했다.
하지만 잠잠한 곳은 그가 심판을 보는 경기장 뿐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심판을 5명쯤 더 수입해 매경기 외국인 심판을 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심판까지 `용병'들이 득세를 해야 할까.
오심에 대한 합리적인 징계수단, 꾸준한 심판 재교육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KBL의 신속한 조치가 절실한 때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