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장외홈런 공 못찾아요' 이색 하소연
기사입력 1999년 02월 10일 14시 35분
일본 가고시마서 전지훈련중인 롯데 코칭스태프는 요즘 야구공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박스속의 새공은 꺼내놓기가 무섭게 사라진다.
이유인즉 선수들이 친 공이 장외홈런, `행방불명'이 돼버리기 때문.
롯데는 지난 1일 전훈을 떠나면서 한국에서 120개 들이 새공 18박스(2천160개)를 가져갔다.
10일이 지난뒤 남은 공은 절반도 안된다.
하루에 100여개의 공이 없어지는 셈.
오는 20일부터 일본 지바 롯데와 상호교류전을 치르는 것을 감안하면 공은 턱없이 부족하다.
다급해진 구단직원은 맞으면 더멀리 날아가는 새공 대신 중고공을 내놨지만 마냥 헌공으로 훈련을 할수만은 없는 일.
롯데는 오는 24일 일본에 합류하는 구단직원에게 공 3박스를 더가져올 것을 부탁해 놨다.
이같은 `사고(?)'는 연습구장의 특이성과 타자들의 파워가 조화된 작품.
아이라구장은 좌우 95m, 중앙 120m로 국내 구장에 비해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펜스가 1m 정도로 낮고 3m뒤에 위치한 담장너머는 가파른 낭떠러지.
밑으로 차길이 펼쳐져있어 공이 튀면 어디로 가는 지 알수 없다.
타자들이 배팅볼을 칠때 펜스와 담장사이에 5명의 선수가 공을 줍기위해 나가지만 아치를 그리는 장외홈런은 물끄러미 바라볼수밖에 없다.
졸지에 힘있는 타자들이 원흉이 돼버렸다.
마해영 박정태 임수혁 등은 쉴새없이 넘겨대고 김민재 김대익 유필선 등도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과시하고 있다.
외국인거포 펠릭스 호세는 한술 더 떠 좌우에서 거침없이 공을 넘긴다.
야구공은 1개 8천원.
벌써 800여만원을 날려버린 꼴이다.
"홈런도 좋지만 이러다가 한국에 배타고 들어가는거 야냐."
김명성 감독의 이색고민이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