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준-이상군] 100승 향한 동갑내기의 결투
기사입력 1999년 02월 10일 14시 35분
올시즌 그라운드에선 `역전의 용사들'을 주인공으로 한 한편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62년생 동갑에 86년 프로 입단동기인 롯데 성 준과 한화 이상군의 개인 통산 100승 경쟁－.
성 준은 96승으로 4승을, 이상군은 94승으로 6승을 남겨놓고 있다.
역대 11번째 100승을 놓고 펼치는 이들의 경합은 다른 투수들의 그것과 크게 차별화된다.
두사람 모두 쉽지 않은 결단과 우여곡절 끝에 마운드에 다시 선 사례이기 때문.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삼성에서 방출된 성 준은 한동안 방황도 했으나 그럴때마다 샘솟는 선수생활에 대한 의욕으로 결국 거인유니폼을 입게 됐다.
삼성 투수코치시절 성 준의 잠재력을 눈여겨 본 롯데 김명성 감독이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한창때 두뇌피칭을 앞세운 `롯데 킬러'로 이름을 날린 점도 현역 연장의 요인이 됐다.
지난 97년 한화 투수코치로 전업한 이상군은 2년만에 선수로 복귀한 `깜짝 케이스'.
통산 100승을 마저 채우겠다는 의지와 아직도 귓가에 울리는 관중들의 환호가 베테랑의 컴백을 부추겼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성 준은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서 팔팔한 후배들을 뺨치는 체력과 모범적인 훈련자세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전훈에 참가중인 이상군은 10년전의 `면돗날 제구력'에 바짝 더 날을 세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각각 통산 93승과 91승으로 이들을 뒤쫓고 있는 한화 한용덕과 정민철이 오히려 버거워 보일 정도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