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공한증'은 없고 실력차만 있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10일 14시 35분
"공한증이란 건 원래 없는 겁니다."
9일 중경시 다티안완경기장.
대련 만달의 쉬건보감독이 연습을 끝내고 그라운드에서 나오자 중국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 한국에 참패를 당하고 있는데 중국은 언제쯤 한국을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등 주된 질문은 `공한증'에 관한 것이었다.
쉬건보감독의 대답이 걸작이다.
"공한증이란 없다. 연이은 중국의 패배는 실력 차이 때문이다. 한국보다 못하니까 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중국이 이란에 자주 패하고 있는데 이젠 `공한증'말고도 `공이증'도 생길 판이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당신이 대우나 포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쉬건보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을 이끄는 잉글랜드 출신 휴튼감독도 아직 한번도 한국을 이기지 못했다"며 "대우나 포항이 우리보다 한수위인 것은 사실"이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중국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며 지난해 대련 만달을 중국 갑급리그서 또다시 정상으로 이끈 `명장' 쉬건보 감독.
쉬건보감독은 `공한증'이 없다고 애써 강변했지만 대다수 중국인들에게는 `공한증'이 여전히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듯 했다.
[중경(중국)＝백문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