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전국백수연대 방콕맨 선발대회 개최
기사입력 1999년 02월 10일 14시 35분
`방콕맨'이 방콕에 간다.
전국백수연대는 오는 20일 오후 4시 서울 신촌 라이브 `빵'에서 `한국 최고의 방콕맨 선발대회'를 열고 우승자에게 방콕여행권을 증정, 진짜 방콕맨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방콕맨은 `방안에만 콕 처박혀 지내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
9일 전백련 지킴이 주덕한씨(29)에 따르면 심사위원장인 주씨를 비롯, 5명의 심사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의 `방콕 생활 체험담'을 듣고 간단한 청문회를 거쳐 점수를 매긴 뒤 최후의 승자를 가려낸다.
주씨는 이어 이튿날인 21일 우승자의 집을 방문, 사실 여부를 재확인하고 다음날인 22일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최후의 승자와 함께 방콕으로 날아가 3박4일동안 방콕 시민들과 `양국 방콕맨의 현 주소'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전백련은 이에 따라 10일부터 하이텔 `백수카페'(go whand)를 통해 참가자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통신 아이디가 없는 방콕맨은 당일 접수도 받을 예정이라고.
주씨는 "언제 소문이 났는 지 벌써부터 참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개중에는 지난해 3월부터 방콕 생활을 했다며 체험담을 올린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전백련측에 따르면,참가자들은 `방콕족 지수'가 적어도 3은 넘어야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개월내 외출 날짜가 3일 이내다 ▲방안에 요강을 들여놓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동생이 대신 비디오와 만화책을 빌려준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해도 오늘 방에서 뒹굴 계획이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게 번거롭다 ▲지구는 독수리 오형제가, 내 방은 내가 지킨다고 믿는다
▲외출복에 먼지가 쌓이기 시작한다 ▲바퀴벌레가 친구처럼 여겨진다 ▲1개월치 비상식량을 비축하고 있다 ▲사람 많은 곳에 갈 생각을 하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등 10가지 가운데 3가지 이상 해당하면 상위 입장을 바라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백련이 때아닌 방콕족 구출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방콕족이 빨리 집 밖으로 뛰쳐 나와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한편 전백련은 이달중 `방콕맨 자진신고 핫라인'을 개설할 예정이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