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공포의 실험실 : 교환(1)
기사입력 1999년 02월 09일 14시 57분
-0-며칠 전
사람들은 말도 안되는 실험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말도 안되는 것들은 그들이다. 이미 나는 완벽하게 성공하지 않았는가.
아직 깨어나지는 않았지만, 두 놈은 멀쩡하게 살아있다.
놈들의 맥박과 호흡, 그리고 뇌파까지도 지극히 정상이다.
이 정도면 완벽한 것이다. 물론 깨어봐야 알겠지만 굳이 기다릴 필요는 없다.
나는 한시가 급하다. 그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두 놈의 상태는 지극히 정상인 셈이다.
보통의 수술을 마친 것과 별 다를 것이 없다. 그것은 깨어난 뒤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성공한 것이다.
이제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야겠다. 어서 그녀를 불러야겠다.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그리고 모든 준비도 끝나 있다고.
이제는 수술을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 이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전화기 쪽으로 걸어가기 전에 나는 다시 한 번 놈들의 우리를 들여다보았다. 두 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잠들어 있었다.
아주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 어미의 머리를 달고 있는 새끼 쥐와, 새끼의 머리를 달고 있는 어미 쥐. 그 두 놈이 말이다.
-1-몇 년 전
나는 그만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그때 나는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막 본격적인 외과의로서의 첫걸음을 내딛을 때였다.
나의 앞길이 창창한 것처럼, 그날의 하늘도 무척이나 맑았다.
그리고 나는 그날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미인이었다.
이제 겨우 대학교 1학년인 그녀는 정말 무척이나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니, 단지 아름답다는 말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미모가 아니었다.
그녀의 눈빛은 묘하게도 사람을 잡아끄는 맛이 있었다.
또한 그녀의 입술은 조용히 다물고 있을 때에도 뭔가를 얘기하려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코는….
코는? 코까지 말할 필요가 어디 있지?
그저 여자의 눈빛과 입술이 그토록 사람을 잡아끈다면 그것으로 끝이 아닌가.
그만큼 그녀의 얼굴은 짙은 호소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굳이 코까지 언급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아, 그렇다고 그녀의 코가 못 났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그녀의 얼굴은 완벽했다.
코뿐만 아니라 귀와 이마, 그리고 양쪽 볼의 선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다.
모든 곳이 예뻤고 모든 곳이 매력적이었다.
그럼에도 굳이 내가 그녀의 눈과 입술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그녀의 얼굴이 사람을 빨아들이는 맛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아무튼 나는 그녀와 친해졌고, 그녀의 마음까지 사랑하게 되었다.
단지 얼굴이 아니라 그녀의 영혼을 사랑했다는 뜻이다.
이 정도면 나를 너무 속물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옥에도 티가 있다?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은 공평하시다?
그토록 예쁜 얼굴에 그토록 매력적인 성격을 가진 그녀에게도 한 가지 핸디캡은 있었던 것이다.
그 곳은 바로, 몸매.
이상하게도 그녀는 미스코리아나 슈퍼모델 정도의 얼굴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에 어울리지 않는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우선 키가 그러했다. 그녀의 얼굴은 적어도 170㎝는 넘는 키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녀의 키는 165를 넘지 못했다.
그리고 가슴과 다리가 그러했다.
그녀의 젖가슴은 보잘것 없어서 항상 거기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따라서 그녀는 가슴이 강조되는 옷을 입기를 꺼려했다.
그렇다고 가슴확대 수술을 받기를 원하지도 않았다.
몸 속에 이물질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 자체도 그랬지만….[계속]
글·박무정(아이디:MirSin)
/하이텔 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