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랑] 세라노 충격 작품 전시등 제2의탄생 예고�
기사입력 1999년 02월 09일 14시 40분
겨우내 변신의 칼을 갈던 서울 소격동 국제화랑이 오는 26일을 제2의 탄생일로 삼았다.
먼저 화랑의 형태가 바뀐다. 2층 전시장 일부와 3층 사무실을 헐고 그 자리에 120석의 `더 레스토랑'이 들어서는 것. 화랑앞 정원도 주차장으로 변모한다.
국제화랑의 변신 소식은 국내 최고 화랑마저 IMF 후유증에 무릎 꿇는게 아닌가 해서 미술애호가들의 안타까움을 사온 게 사실.
그러나 이현숙 대표는 화랑의 변신은 무죄라고 말한다. "식음료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차에 IMF가 촉진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젠 갤러리가 자생력을 가져야 하고, 한층 문턱을 낮춘 즐겁고 편안한 공간으로 거듭나야한다"고 말한다. 대신 앞으로 연중 휴무의 더 실험적이고 참신한 전시를 열 것이라 약속했다.
현재 한창 내부 인테리어중인 `더 레스토랑'은 인왕산과 국립민속박물관을 시원하게 바라보는 블랙&화이트의 모던한 프렌치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러나 `더 레스토랑' 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26일 함께 시작하는 미국 사진작가 안드레 세라노의 국내 첫 전시.
안드레 세라노는 자신의 오줌에 예수상을 담가 제작한 작품으로 신성모독 등의 비난을 받는 등 로버트 메이플소프와 함께 미국화단에서 끊임없이 충격과 화제를 던져온 사진작가. 미국의 브룩클린 빈민가 출신으로, 주변부 문화에 대한 역설적인 자긍심과 중심권력과 이성주의에 대한 저항을 파격적인 주제와 상징으로 담아내왔다.
국제화랑의 1,2층 전시장에 걸릴 작품은 세라노가 84년부터 96년 사이에 제작한 작품중 대표작 24점. 한점 한점이 쇼킹 그 자체다.
여성의 오줌줄기를 앉아서 받아먹는 남성, 흑인 남성을 오랄섹스하는 백인 여성, 죽은 남자의 성기와 묵주를 한 커트에 잡은 `시체 안치소' 사진, 정액과 체액을 함께 뒤섞어 촬영한 `피와 정액' 시리즈, 호모의 섹스, 인종차별주의 집단인 KKK 시리즈 등….
전시기획자 박경미씨는 "세라노의 작품은 처음엔 충격적인 포르노그라피처럼 보이지만, 다시한번 보면 강한 상징을 읽을 수 있다"면서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의 교과서라 할 정도로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욕망과 권력, 백인우월주의, 종교주의, 기득권 세력, 성(性)문제 등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화랑은 안드레 세라노 전시 이후 임충섭, 문범, 김홍주, 코디최 초대전과 외국작가 초대전, 그룹전 등을 예정하고 있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