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추억의 'OB유니폼' 인기 상종가
기사입력 1999년 02월 09일 14시 12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그저그런 야구선수로의 외도를 끝내고 95년 농구코트로 돌아왔을때 NBA 기념품 제조업체는 발칵 뒤집혔다.
그가 예전의 등번호 23번을 버리고 대뜸 45번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으니까.
딱 한시즌뒤 `에어'는 다시 23번으로 되돌아간다.
45번 유니폼을 사재기했던 가게 주인들과 진땀나게 찍어댔던 공장 주인들은 일순 허탈.
그러나 `농구의 신'이 코트를 떠난 지금, 45번 유니폼은 1년간 제작된 한정판의 가치를 톡톡히 누리면서 수집광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원년 우승팀 OB의 `곰돌이' 유니폼이 인기폭발이다.
팀은 두산 베어스로 이름을 바꾸고 새 반달곰 유니폼으로 싹 갈아 입었다.
요즘 두산 구단은 엉뚱하게 밀려드는 청탁으로 골머리다.
이제 추억으로 남은 옛 유니폼을 `기념품'으로 구하려는 사람들의 성화가 득달같다.
워낙 골수 올드팬이 많기로 유명한 팀.
게다가 8개팀중 유일하게 원년 유니폼을 17년동안 입었을 만큼 세련되고 깜찍한 디자인도 팬들의 구미를 당긴다.
지난 7일 일본 쓰쿠미로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선수들은 예전의 유니폼을 산더미처럼 벗어두고 갔다.
두산은 일부를 연고지 고등학교 한두곳에 보내고 일부는 구단에 보관용으로 남긴다.
일부의 행방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이곳 저곳에서 쏟아지는 `부탁'을 현명하게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올시즌 두산의 기념품 판매장인 베어스하우스에서는 새 반달곰 유니폼과 두산 베어스의 캐릭터 상품을 판다.
그러나 두산은 올드팬들의 끈질긴 `OB사랑'을 위로하기 위해 시즌 개막전 하루쯤 날을 잡아 `옛 기념품'을 모조리 내다팔 계획.
그날이 17년 OB의 추억을 살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