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창호 두집반승, 中마샤오춘 3대2제압
기사입력 1999년 02월 09일 01시 14분
이창호 9단이 삼성화재배 2연패를 달성했다.
이 9단은 8일 서울 중구 을지로 1가 삼성화재 본관 3층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제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 오픈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제5국에서 중국의 마샤오춘(馬曉春) 9단을 맞아 236수만에 흑으로 두집반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이 9단은 종합전적 3대2로 마 9단을 꺾으며 2억원의 상금과 2천500만원 상당의 삼성자동차를 부상으로 챙겼다.
두 기사는 다음달 2일 서울 운현궁에서 개막하는 제3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5번기에서 또 만난다.
이 9단은 지난해와 올해 벌어진 3개 세계 대회(동양증권배, 후지쓰배, 삼성화재배)를 연거푸 차지하며 진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 9단은 다음달 LG배 결승에서 4개 세계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이 9단은 지난 92년 세계 최연소로 우승한 동양증권배를 비롯해 총 9차례 세계 대회 결승에 올랐다. 결과는 9전 전승.
이 9단은 세계 대회가 아닌 TV바둑아시아 선수권(91년)에서 첫 준우승을 차지한 후 `결승 무패'란 또 하나의 신화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제5국은 KBS를 비롯해 중국의 CCTV와 상해위성TV, 컴퓨터통신망인 인터넷과 유니텔 등 6개 방송 또는 통신망이 대국 현장을 생중계, 바둑대회 사상 최다 채널 생중계란 진기록을 세웠다.
"흑번 필승입니다."
삼성화재배 역시 다섯차레 대국 모두 흑을 쥔 쪽이 이기는 `흑번필승'의 결과가 이어졌다.
덤 5집반의 현 제도에선 흑을 쥔 쪽이 유리하다는 것이 바둑계 정설. 이를 의식한 이 9단은 이날 흑돌 한개만을 집던 예전과 달리 두개를 들어올렸는데 결국 흑을 쥐는데 성공, 검토실에선 일찌감치 이 9단의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이날 대국장 옆에 마련된 검토실에는 이 9단의 스승인 조훈현 9단을 비롯 유창혁 9단, 한국에 온지 10년만인 11일 모국으로 돌아가는 중국 출신의 오송생 9단 등 바둑스타들이 대거 출동했다.
아마추어로는 가수 김장훈씨가 `골수 바둑광'임을 자부하며 이 9단을 응원해 눈길. 자신의 바둑급수를 잘 모른다고 말한 김씨는 이날 KBS 바둑리포터로 출연한 아마4단 류지인씨(서울대 국제대학원, 일본 바둑스타 류시훈 7단의 여동생)와 지난해 추석 바둑TV 특별대국에서 호선 싸움바둑 끝에 역전승을 거둬 연예인 바둑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날 검토실에서는 최근 `충암바둑 200단'이 또 다른 화제로 떠올랐다.
이른바 충암바둑사단은 지난 72년 충암학원이 바둑특기생을 뽑은후 27년간 총 46명의 프로기사를 배출했는데, 최근 최규병 9단이 한국인 프로기사로는 20번째 입신(9단)하면서 대망의 `충암 200단'을 채운 것.
[ 조경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