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수족관] '독사왕' 킹코브라 두달째 금식시위
기사입력 1999년 02월 08일 14시 41분
서울 63수족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온 `킹 코브라' 한쌍이 두달이 지나도록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며 `금식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
국내에선 63수족관에만 있는 `킹 코브라'는 몸길이만 3m50에 이르고, 뱀 종류 중에서도 가장 독이 강하기로 소문난 독사.
코끼리 여섯마리를 죽일 만한 독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동족인 코브라를 주식으로 삼을 만큼 성질도 포악하다.
그러나 63수족관의 킹 코브라 두마리는 웬일인지 영 식욕이 없이 축 늘어져 있다.
사육사들이 처음엔 꽃뱀과 살모사를 `먹이감'으로 들여보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예 뒤엉켜 같이 놀고 지낸다.
새로운 메뉴로 들여보낸 4∼5마리의 생쥐도 킹 코브라의 식욕을 살리기엔 역부족.
사정이 이렇게 되자 사육사들은 비상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먹지 않으면 강제로 킹 코브라의 입안에 먹이감을 집어넣기로 한 것.
그러나 포악하기로 소문난 킹 코브라에게 `누가 먹이를 먹일 것이냐'가 또하나의 문제.
킹 코브라의 성격이 하도 포악해, 외국의 한 동물원에선 사육사들이 킹 코브라의 사육을 포기해 굶겨죽인 일화도 있기 때문이다.
63수족관측에선 "환경이 급작스레 변화하고, 지금 허물을 벗고 있어 식욕이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코브라가 3개월 정도는 안먹고도 견딜수 있어,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해결책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