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지독한 '우정'
기사입력 1999년 02월 08일 14시 32분
아직도 끔찍한 성년의식을 치르는 나라가 더러 있다지.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는, 어느 정도 자란 남자아해의 경우, 높은 나무에서 칡넝쿨에 몸을 매달고 번지점프하듯 뛰어내려서 살아야만 비로소 장가를 들인대잖아.
아니 이래저래 이 세상 남자들은 어른되기가 결코 쉽지 않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번듯한 직업이 있어야 하고, 상투를 튼 성인으로 싸가지(예의)를 갖춰야 하고, 무엇보다도 친구들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사내가 장가 드는데 친구들의 결재(?)가 웬말이냐구 하실 분이 계시겠지.
허나 신부집 함값이 적어 봐라, 친구놈들은 그 앙심을 신혼여행지까지 따라와서 부린다. 이 경우도 친구들에게 밉보인 한 신랑의 예다.
_이 신랑의 친구들도 함값이나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한 모양였다.
`친구'란 어떤 자들인가? 함께 어울리는 무리 중 다른 한 놈을 괴롭히면 괴롭힐 수록 우정이 강한 걸로 아는 사람들 아닌가 말이다.
그 신랑이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친구 몇 놈이서 긴급 작당+모의를 했다.
먼저 목공일을 하는 A"난 걔들이 초야를 치를 호텔방에 미리 잠입해서 침대 다리를 톱으로 잘라 놓을거야. 그 위에서 삐걱대며 작업(?)을 하다가 침대가 통채로 무너져 내리면서… 으히히∼!"
다음 전파사 운영을 하는 B "난 침대 시트 안에 껍질을 벗긴 전선을 깔아 두려고 해. 그 일(?)을 벌이면 자연 땀이 날 것 아니겠어. 전기는 습기에 아주 민감하지. 짜릿짜릿∼ 벌에 쏘인 느낌이 들걸. 후후!"
그러자 마지막으로, 악명 높은 친구인 약사 "으흐흐! 난, 나중에 그 놈 반응을 본 뒤에 얘기해 주지."
신랑이 신혼여행을 갔다 와서 친구놈들에게 전화를 걸어 악을 써댔다.
"우린 침대가 주저 앉아도 그 일을 계속 진행했어. 전기 감전도 참을 만했어. 그런데 콘돔에 마취제 발라 놓은 놈 누구야?! 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