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저승사자 코치의 살아남기 훈련
기사입력 1999년 02월 08일 14시 11분
LG 괌 캠프의 `3대 유행어'.
"저승 사자가 떴다!"
"그만해, 쉬엄쉬엄하란 말이야."
"말이 필요 없어요."
첫번째, `저승 사자'는 오영일 2군투수코치다.
구리구장에서 2군 투수들을 지도하고 있어야 할 오코치는 지난 3일 괌으로 건너왔다.
명목은 LA다저스 브루워 투수인스트럭터의 지도 방법을 지켜보는 것이지만, 중도 탈락자들을 국내로 인솔하기 위한 역할이 크다.
8일 현재 LG의 괌 훈련에 참가한 투수는 21명.
김상태 김광삼 인현배 김동호 등 유망주 14명이 지난달 20일부터 훈련을 시작했고, 29일에는 김용수 송유석 등 주축 투수 6명이 캠프에 합류했다.
게다가 지난 6일 뒤늦게 참가한 손 혁에, 계약이 되는 즉시 괌행 비행기에 오를 최향남까지 합치면 야수들(18명)보다 투수가 4명이나 많다.
비용 절감이나 효율적인 훈련을 위해서는 투수를 줄일수 밖에.
이국땅에서 쫓겨난다는 처량한 기분을 줄이기 위해 `위로차' 파견된 오코치가 거꾸로 선수들의 눈에는 저승 사자로 보인다.
사정이 이쯤되면 나머지 말들은 금방 이해될 듯.
훈련이나 불펜 피칭때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아직 2월초라는 점을 감안해 70% 정도의 힘으로 피칭을 하라고 지시하지만, 그 말을 들을 리 없다.
코칭스태프가 "열심히 하라"고 강요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천보성감독과 투수코치들은 고민이 많다.
"돌려보낼 만한 선수가 없어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LG투수들의 훈련 열기가 섭씨 35도까지 치솟는 괌의 뜨거운 날씨를 무색케 하고 있다.
[괌＝전동희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