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의무사항' 전훈지
기사입력 1999년 02월 08일 14시 11분
`전지훈련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중국 서남쪽 운남성의 하이겅시는 한겨울만 되면 축구도시로 탈바꿈한다.
전국각지의 중국프로구단이 겨울철 합숙훈련을 위해 몰려오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이곳을 전훈지로 택하는 이유가 `의무사항'이라는 점이다.
중국 1부리그 각구단은 올초부터 모두 하이겅시에 전훈캠프를 차려야 했다.
각구단 선수들은 약 한달간 이어지는 강화훈련을 마치고 지난 5일부터 3일간 쿠퍼테스트(체력테스트)를 받아야했다.
쿠퍼테스트도 장난이 아니다.
12분동안 3천300m를 뛰어야 `선수자격증'이 나오는 것.
지난 94년 프로출범때부터 중국축구협회가 선수들의 체력향상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이 전훈 프로그램은 후진적이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축구선수들의 체력증강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2면의 국제규격 축구장이 있는 하이겅시에서는 단순하게 체력훈련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선수들의 입단테스트가 이루어지며 트레이드시장이 형성되는 것.
2부리그 요령팀에 입단한 최영일은 이곳에서 테스트를 받고 OK사인을 받았고 반면 중국진출의 꿈이 좌절당한 김봉수도 이곳에서 퇴짜를 맞았다.
자유롭게 전훈지를 선택하는 한국과 비교하면 다소 후진적인 면이 없지않지만 중국의 프로구단들은 그래도 `강제전훈'의 효과로 체력은 많이 향상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중경(베트남)＝백문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