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격야구' 선언 강타선에 수비작전 변경
기사입력 1999년 02월 07일 16시 56분
현대가 지난 82년 원년이후 17년째 이어져 온 '수비야구' '짠물야구'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공격야구'로 다시 태어난다.
미국 전지훈련 5일째를 맞은 7일 (한국시간) 김재박감독은 "올시즌엔 작전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타자들에게 믿고 밑기는 스타일 큰 야구를 구사해겠다"고 밝혔다.
김감독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5회이전에 보내기번트나 히트앤드런과 같은 타자를 구속하는 작전을 펼치지 않는 한편 중반 이후에도 스퀴즈 등에 의한 소극적인 득점을 안할 생각이다.
현대는 전신인 삼미 청보 태평양때부터 투수력에 의존한 수비야구의 색채가 강하게 남아있는 팀이다.
이 때문에 장명부를 비롯해 정명원 정민태 등 뛰어나 투수는 많이 배출했지만 눈에 띄는 타자는 거의 없었다.
지난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패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잇달아 차지했지만 타선에서 상대팀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감독취임 4년째에 접어든 김감독이 '체질개선'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올해야말로 현대그룹의 이미지에 걸맞는 저돌적인 팀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대는 95년말 태평양을 인수한 뒤 공격형의 팀을 만들기 위해 신인 스카우트와 트레이드 등을 통해 강타자들을 여러명 보강했다.
투수력에서 단연 최고를 자랑하는 현대는 지난해 말 트라이아웃에서도 거포 피어슨과 카날리를 뽑아 공격력을 강화시켰다.
그동안 타선에서만은 라이벌 삼성에 눌려왔던 현대지만 올해는 박재홍 피어슨 카날리 김경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힘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선수시절부터 아기자기한 잔 야구에 능했던 김재박감독이 과연 현대를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브래든턴 (미 플로리다주) = 김대호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