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야구클리닉] 이기주의를 버려야 산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07일 14시 45분
뉴욕의 양키스와 메츠, 시카고 커브스와 화이트 삭스, 도쿄의 요미우리와 니혼햄(도쿄돔 공동사용)은 같은 도시를 프랜차이즈로 하지만 리그는 다르다.
같은 도시는 아니지만 인근 시를 연고로 하는 구단은 LA다저스와 애너하임 에인절스, 도쿄 근처의 요코하마와 세이부, 오사카의 긴데쓰와 고시엔의 한신, 고베의 오릭스를 꼽을수 있다.
미,일은 같은 도시에서 같은 날 경기 중복은 피한다.
이 원칙과 유일하게 동떨어진 구단이 일본 센트럴리그의 야쿠르트.
야쿠르트는 주로 퍼시픽리그 팀과 일정이 겹치는데 같은 리그인 자이언츠와는 지난해 20경기, 올해엔 16경기가 중복된다.
최근 KBO 이사회에서 도시 연고제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고, 그후 구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평소 발전적인 도시연고제를 주장해온 필자지만 일부 구단에서 주장하는 목동구장의 경기 개최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서울 연고가 아닌 팀이 LG, 두산의 `안방'에 도전하기 때문.
일본의 경우 최신식 돔구장을 비워 주는 것은 홈팀이 원정을 떠났을 경우다.
또 다른 도시에서의 경기는 야구팬 증대와 팬서비스 차원에서 이뤄진다.
요미우리가 연중 만원사례의 도쿄돔을 두고 수입감소, 선수피로도 까지 감수하면서 삿포로 원정을 가는 것은 다분히 팬을 위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하와이에서 경기를 치뤘고 올핸 멕시코와 푸에르토리코, 내년엔 일본까지 날아가 야구를 글로벌화 시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삼성, 현대가 시도하는 수원구장 경기수 증가문제는 현대와 협의하에 삼성이 홈팀이 될 경우 얼마든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목동구장 진출 시도는 LG, 두산이 기를 쓰고 반대할 것이 뻔하고 같은 시에서 같은 리그팀이 같은 시간대에 두 경기를 하는 것은 국내 실정으로선 무리가 따른다.
굳이 서울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려면 LG, 두산이 홈경기를 한 두차례 지방으로 옮겨주는 방법이 있지만, 구단간의 불협화음이 문제다.
따라서 타 연고지에서의 경기는 연고팀이 원정을 떠난 날이거나 연고지팀과의 합의하에 연고팀이 원정팀으로 경기를 하는 것을 우선함이 어떨지.
지금 8개구단이 똘똘 뭉쳐도 예전처럼 5백만 관중 동원은 꿈도 꿀수없는 분위기이다.
따라서 구단들이 그동안 홈관중 유치에 전력투구했는지, 구단 이기주의에 빠진 사장들이 야구 발전을 위한 KBO 이사 자격은 망각하지 않았는지 등을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지 싸움만 하는 자들은 돕지 않는다.
[본지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