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초콜릿대신 헌혈증서 선물하세요'
기사입력 1999년 02월 07일 14시 45분
`피의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오고 있다.
서울 신라호텔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오는 12일 연인과 부부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헌혈 행사가 마련된다.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건네는 대신 남녀가 함께 헌혈을 한 뒤 서로 헌혈증을 주고 받자는 것이다.
주최측은 로비에 장미꽃으로 둘러싼 하트모양의 헌혈 의자 10여개를 배치한 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손을 맞잡고 나란히 누운 연인들의 팔에 주사 바늘을 꽂는다.
행사 날짜를 14일이 아닌 12일로 앞당겨 잡은 것은 설 연휴에 각자 고향으로 가는 데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헌혈하는데 7∼8분이 걸리는 만큼 참가자가 쇄도할 경우 행사가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낭만적인 카페 대신 애정의 피를 나누는 헌혈장을 데이트 장소로 택한 `착한 연인'들에게는 소정의 선물이 주어진다.
참가 커플이 결혼할 경우 박찬호 선수가 묵었던 스위트룸 숙박권을 증정한다.
또 참가자 전원에게 초콜릿과 함께 14일 불란서 식당 라 컨티넨탈과 이태리 식당 비체에서 판매하는 발렌타인 메뉴를 50% 할인권을 준다 한다.
호텔측은 이와 함께 결혼정보회사인 (주)선우의 협조를 얻어 혼자 헌혈하러 온 남자에게는 즉석에서 미팅도 시켜줄 참이다.
난데없이 피의 발렌타인 행사가 기획된 데는 이유가 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올 겨울 헌혈량이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줄어 병원에 공급할 피가 모자라는 형편이라는 것.
방학 때문에 학생들의 피를 구하기 어려운 형편인데다 한강 이북의 군에 말라리아가 돌기 시작해 군인들의 피는 아예 한방울도 못 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라호텔의 한 관계자는 "뜨거운 피를 나누는 것으로 발렌타인 데이 본연의 정신인 사랑을 회복하는 커플들이 쇄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톱스타 커플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배우 장동건과 고소영은 영화사를 통해 최근 개봉한 영화 `연풍연가'(戀風戀歌)의 홍보차 방문, 헌혈을 할 예정이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