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세상] 초보 운전자 도와준 '민중의 지팡이'
기사입력 1999년 02월 07일 14시 45분
회사원 김영숙양(23．서울 서초구 서초동)은 최근 야근을 하고 귀가하다 난감한 일을 당했다.
삼풍백화점 앞 고갯길을 지날때 몰고가던 승용차의 시동이 갑자기 꺼져버린 것.
구입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차가 고장 날리도 없고 이상하다 싶어 살펴보니 연료가 바닥나 있었다.
퇴근할때 기름이 좀 남아 있어 주유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떨어진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보다도 도로 한복판에 멈춰선 차가 문제였다.
다른 차들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데 차를 길가로 끌어내는 것도 문제이고 기름을 구해오는 것도 그랬다.
한밤중에 도움을 청할 길도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때마침 지나던 순찰차가 다가왔다.
아직 초보운전자인 그녀로서는 교통위반 딱지를 떼이는게 아닌가 싶어 겁부터 났다.
그런데 경찰관은 자초지종을 듣더니 그녀의 차를 길가로 끌어내고는 기름을 한통 사다 채워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연료가 다소 있더라도 언덕길에서는 차체가 기울어지면서 탱크 안의 기름이 한쪽으로 쏠려 급유가 안되는 수가 있다"며 "운전 중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112'로 신고하라"고 설명해주었다.
김양은 그 경찰관의 이름을 알아두지 못한게 못내 아쉬웠다.
[이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