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섭씨] 전통미로 해외시장 사로잡는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05일 15시 23분
한지화 작가 함섭씨(57).
그에겐 하루해가 짧다.
지난해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아트페어에서 출품작 매진의 성과후 박영덕화랑과 함께 공격적인 해외시장 마케팅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목표지는 마이애미, 팜비치, 벨기에, 시카고, 바젤, 뉴욕, 샌프란시스코, 쾰른 아트페어 등.
그가 80년대초부터 본격화한 한지화는 물에 적신 색한지, 고서 조각들을 화판 위에 한점 한점 올려 붙이고 뜯어 붙여 솔로 두드리고 파괴시키는 과정속에 탄생한다. 그속엔 독특한 질감과 색감은 물론, 그속에 동과 서, 먼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고, 한국전통미가 현대적 조형미가 한데 숨쉰다.
그래선지 외국 컬렉터들에게 더 큰 인기를 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아트페어에서 만난 관객들은 `어디에서도 비슷한 걸 본적이 없는 독창적이고 신비로운 작품'이라며 "원더풀!"을 연발했다. 94년에 대영박물관에서도 그의 작품을 구입, 소장했다.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 70년대까지만해도 유화와 아크릴화를 그렸던 그가 전통닥종이를 표현매제로 한지화를 개척하게 된 동기는 무얼까.
"문득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어요. 서양인들과 겨루려면 역시 우리 것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유화, 아크릴화를 버렸지요."
일찌감치 한지화의 가능성을 점쳤던 그는 11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16회 개인전을 갖고 있다. (02)544－8481
[이화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