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지명타자서 외야수로 '잘돼 갑니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05일 14시 35분
해태 `새끼 호랑이' 이호준(23)은 올시즌 두가지 면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먼저 외야수로의 변신.
광주일고 출신인 이호준은 원래 투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데뷔해인 94년 8경기에서 승패없이 방어율 10.22를 기록하는 등 3년간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주저없이 야수로 돌아섰다.
96시즌 말부터 본업을 바꿔 지금은 타자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
작년엔 간혹 1루나 외야수로 뛰기도 했지만 지명타자가 주보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외국인 외야수 트레이시 샌더스와 스토니 브릭스가 내야 또는 지명타자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코칭스태프는 작년 말부터 이호준에게 외야수업을 지시했다.
투수출신이라 어깨 하나는 믿을만 한데다 100m 12초대로 발도 빨라 외야수로서의 가능성은 큰 편.
공을 보고 쫓아가는 타구 판단력은 아직 떨어진다.
요즘 외야 수비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이호준은 "정확한 포구 지점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다. 홈송구를 할때도 스텝 밟는 게 투수할때와는 전혀 틀려 몸의 밸런스가 흐트러진다"고 털어놓는다.
어쨌든 이호성－김창희－양준혁으로 짜여진 막강 해태 외야진에 이호준은 또하나의 변수.
외야수 변신 외에 또 하나의 시험대는 완전한 중심타자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는 것.
작년 4번자리를 꿰찬 이호준은 타율 3할3리(422타수 128안타)에 팀내 최다홈런(19개)과 최다타점(77개)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 해 `반짝'하고 스러지는 선수들이 많은 게 바로 야구판.
따라서 이호준에게 올해는 `스타'가 되느냐, 아니면 `그저 그런 선수'로 남느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시즌이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