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 2년연속 마지막 미계약자 '간큰 남자'
기사입력 1999년 02월 05일 14시 35분
LG `왕배짱' 최향남(28).
지난 97년 해태에서 이적될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 팬들은 그를 `간 작은 남자'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최향남은 지난 4일 6번째 연봉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 결국 LG의 마지막 미계약자로 남았다.
작년 2월4일 재계약에 이어 2년연속 마지막 협상자.
작년에는 전지훈련 직전 천보성감독의 간곡한 권유로 4천만원에 도장을 찍었고, 올해는 "계약이 안 되면 전지훈련 불참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파다.
이미 지난달 29일 투수본진 괌 출발때 재계약 실패를 이유로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버티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최향남은 "시즌중에는 타자 분석과 구질 개발에 열을 올리고 공 하나 던질때마다 타자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인다"고 말한다.
"그렇게 애를 쓰는 것은 좋은 성적을 올려 연봉을 많이 받자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연봉 협상때에는 당연히 시즌중 기울였던 타자 분석과 신경전 이상의 노력을 들여야하는 것 아니냐"고 밝힌다.
첫 협상에서 무려 200%가 오른 1억2천만원을 부른 것도 `연봉＝선수의 얼굴'이라는 생각 때문.
"단순히 성적이 아닌 선수 이미지와 역할에 걸맞는 연봉을 주장한 것"이라고.
작년 8월에는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나타나 "머리의 물을 빼느니 차라히 야구를 그만 두겠다"고 했던 최향남.
당연히 구단은 골치가 아프다.
그러나 제1선발 최향남은 이제 명실상부한 `10승 투수'로 불릴만 하다.
10승 투수가 되기위한 기본 조건, 넘치는 자신감과 두둑한 배짱을 갖췄기 때문이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