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日전훈 김대익 '일본어 공부한 덕좀 보네'
기사입력 1999년 02월 05일 14시 35분
"장원급제 한 기분인데요."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중인 롯데 김대익(26)은 요즘 자신도 모르게 목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남들처럼 생수 한병을 살때 손짓 발짓을 할 필요가 없다.
제법 유창한 일본어.
호텔 프론트 직원에게도 `꿀먹은 벙어리'가 동료들을 뒤로한채 홀로 달려가 필요한 것을 요구한다.
주위에선 `우∼와' 연발.
김대익의 일본어 익히기는 꼭 세달이 됐다.
작년 11월 롯데가 해외전지훈련지로 일본 가고시마를 잠정 결정했을때 김대익은 결단을 내렸다.
휴식 시간을 줄여서라도 일본어를 배우겠다는 것.
김대익은 롯데선수중 훈련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노력파.
오죽하면 별명이 `철마'일까.
낮에는 운동장에서 땀을 쏟고 밤에는 집근처 일본어 학원에서 남몰래 실력을 닦았다.
지난달부터 팀이 부산과 마산을 오가며 겨울훈련에 들어가자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두달간의 학원수강을 그만뒀다.
대신 부산의 중학교 일어교사인 이모에게 간청, 매일저녁 한시간씩 1대1 일어특강을 받았다.
밤에 공부한 것을 메모했다가 이동시간에 버스안에서 암기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주위에서 "고등학생이냐, 웬 단어공부?"라며 핀잔을 줘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롯데선수중 일본어를 구사하는 선수는 김대익을 제외하곤 없다.
본토에 와서 톡톡히 재미를 보는 셈.
"작년에는 시즌후 영어를 공부했는데 체질에 안맞더라구요. 훗날 이종범(주니치) 선배만큼 야구를 잘하면 메이저리그보단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할까 해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언제봐도 아름답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