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취학 아동 조기 한자교육 '붐'
기사입력 1999년 02월 04일 15시 00분
`하늘 천(天), 따 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
`조기 한자 교육 붐'이 일고 있다.
갓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 자녀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한자의 장점이 새삼 부각되고 있는 탓이다.
상형문자인 한자는 추측과 상상을 통한 두뇌 활동을 촉진시켜 어린이의 사고능력 및 창의성 발달을 유도한다.
나무 목(木)이 둘이면 수풀 림(林)이요, 셋이면 삼림 삼(森)이라는 식의 마인드 맵을 그릴 수가 있다는 풀이다.
표의문자인 한자는 또 왼쪽 뇌를 발달시켜 논리력, 분석력, 수리력을 키워준다고.
한자는 한걸음 나아가 인간성과 도덕성까지 길러준다는 게 자녀 한자 가르치기에 나선 부모들의 주장이다.
논어, 명심보감, 채근담 등 명문장을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충효(忠孝) 사상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부 박정숙씨(32．고양시 화정동)는 "한자를 알아야 한글 어휘도 늘 것 같아 네살된 아들에게 상형문자부터 하나씩 가르치고 있다"며 "물 수(水)자를 알아야 수영, 수질, 수채화과 같은 단어의 뜻도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한자는 성장후 일본어나 중국어와 같은 제2외국어를 익히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부모들은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MBC 주말 오락프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오 마이 갓, 김국진의 대단한 대결'에서 한자에 능한 영재 어린이들이 몇차례 소개된 것도 한자 교육 열기를 부채질한 한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초중고등학교 정규 교과목에서 한자가 빠지게 된 것도 부모들이 한자에 새삼 관심을 쏟기 시작한 이유 가운데 하나.
이처럼 한자 교육을 중시하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한자교육용 교재와 학습지 취급업체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울 교보문고의 경우 기초한자를 수록한 그림카드가 갖다 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고.
또 용산 전자상가의 교육 및 게임용 소프트웨어 취급업체들은 최근 한자교육용 시디롬이 영어 못지않게 많이 나간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