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SC] 폭식증 - 지나친 살빼기 집착이 유발 가능
기사입력 1999년 02월 04일 15시 00분
다이어트를 오래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폭식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폭식이란 조절감을 잃은 채 1인분 이상의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것을 뜻한다.
다이어트 초기부터 공복감이 심해지면서 폭식 욕구가 증가하지만, 특히 오래 할 경우에는 조그만 스트레스에도 폭식이 유발된다.
Z양은 미팅에서 만난 남학생으로부터 "이런데 나오려면 살 좀 빼세요"라는 말을 들은 뒤 자존심이 상해 오로지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됐다.
하루에 커피 2∼3잔과 사과 두개만을 먹으며 다이어트에만 온 신경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헬스클럽에 나가 매일 2∼3시간씩 땀을 뺐다.
노력한 보람이 있어 1m64에 55㎏이었던 몸이 6개월만에 45㎏으로 줄었다.
늘 배가 고팠고 가끔 폭식도 했지만 그때마다 구토를 했기 때문에 몸무게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Z양은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으며 괜찮은 남자친구도 사귀게 됐다.
Z양은 남학생에게 더욱 예쁘게 보이기 위해 다이어트에 더욱 집착했다.
그러던 어느날, Z양은 남자친구로부터 "그만 만나자"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울면서 매달렸지만 남자친구는 냉정하게 돌아섰다.
그 뒤부터 Z양의 식사행동은 자제력을 잃어 폭식과 구토가 걷잡을 수 없이 심해졌다.
조그만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이 늘었고, 혼자있을 때에는 늘 우울했다.
게다가 그녀를 더욱 짜증나게 한 것은 아무리 구토를 해도 체중이 는다는 점이었다.
어쩌다 Z양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다이어트에 지나치게 집착함으로써 뇌 내의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시스템'의 기능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세로토닌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면, 폭식 욕구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스트레스에도 약해져 폭식증이 점점 심해진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준기 원장은 연세의대를 졸업한 뒤 일본 관동중앙병원에서 청소년 정신의학을 연수했다.
현재 서울 반포동에서 `마음과 마음 다이어트 장애 클리닉' 원장으로 연세의대와 아주의대 정신과 외래교수로 출강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먹고 싶다, 그러나 마르고 마르고 싶다'(푸른 숲), `다이어트 장애 클리닉 극복하기'(산림．근간)가 있다. [(02)592-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