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최규병 9단으로 '입신' 영예
기사입력 1999년 02월 04일 15시 00분
최규병 8단이 지난 2일 프로바둑 9단으로 승단했다.
이에 따라 일본기원 소속의 조치훈, 조선진 9단을 포함할 경우 한국인 기사로는 20번째 입신(入神)의 영예를 안았다.
9단은 `신의 경지'로 표현하는 바둑의 최고 단위.
조치훈이 지난 81년 한국인 최초의 9단이 된 지 18년만이다.
그러나 한국기원 소속으로는 중국 출신 오송생 9단을 포함해 이번이 19번째 입신이다.
이달중 모국으로 돌아가는 `대륙 기사' 오송생은 지난 91년 한국기원 객원기사이자 8번째 9단자로 기록돼 있다.
국내 최초의 9단은 조훈현(46)이다.
조훈현 9단은 프로 입단 20년만인 지난 82년 승단대회를 통해 입신했다. 당시 29세.
이듬해인 83년에는 조남철 9단(76)이 국내 두번째로 9단이 됐다.
한국 현대 바둑 개척에 대한 예우에 따른 추천 승단으로, 조남철 9단으로선 지난 41년 일본기원에 입단후 42년만에 오른 입신이었다.
최 9단의 입신으로 이른바 `조남철 바둑가문'은 조남철의 조카인 조상연 5단, 조치훈 9단 형제와 조치훈의 외조카인 최 9단과 이성재 4단 등 총단이 36단으로 늘었다.
국내 9단은 80년대 김인(56·83년) 서봉수(46·86년) 윤기현(57·87년)에 이어, 90년대 서능욱(41·90년) 장수영(47·92년) 김수장(42·93년) 양재호(36·94년) 백성호(43·95년) 강훈(42·96년) 김희중(49·97년) 정수현(43·97년) 임선근(41·98년) 김일환(43·98년)의 차례로 입신했다.
이창호 9단(24)과 유창혁 9단(33)은 나란히 7단이던 지난 96년 세계대회 우승 추천으로 두계단을 한꺼번에 뛰었다.
이창호는 세계 최단 9단 승단(만10년)과 세계 최연소 9단(만20세)의 기록 보유자.
이번에 입단한 최규병 9단은 75년 12세 입단한 `바둑 신동'이었으나, 대학생활 등으로 외도(?)를 하는 바람에 2단이 되는데만 무려 9년, 입신까지 총 24년이 걸렸다.
최 9단의 승단으로 국내 프로기사(156명)중 9단의 비율은 12.2%로 올라갔다.
이는 9단자의 비율이 5.5%(전체 291명중 16명)인 중국보다는 높은 것이나, 21.4%인 일본(전체 337명중 71명)보다는 훨씬 낮은 수치이다.
한편 한국기원 20번째의 입신자는 지난 76년 입단한 황원준 8단(47)과 지난 80년 입단한 조대현 8단(40)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지난 70년 일본기원 4단으로 귀국한 하찬석 8단(51), 지난 68년 입단한 노영하 8단(48), 지난 69년 입단한 홍종현 8단(53) 등이 자리를 다투고 있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