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박철] 거지왕초 vs 정치깡패 '양보없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04일 15시 00분


"둘도 없는 단짝친구죠. 하지만 연기자로선 한발짝도 양보할 수 없는 라이벌이랍니다."

드라마속에서 펼쳐지는 탤런트 차인표 박철의 대결구도가 화제다. 공교롭게도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팽팽한 라이벌 대결로 만나기 때문.

MBC TV 드라마 `영웅반란'과 `별은 내 가슴'에서 그랬다. 차인표가 선하고 착한 인물이면 박철은 늘 그를 괴롭히는 상대 역을 도맡았다. 인천방송(iTV) `3일간의 사랑'에서 한동안 MC로 조화를 이뤘지만 알고보면 여기서도 둘은 `보이지 않는 라이벌관계'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이들이 또 다시 만났다. 이번엔 `거지왕 김춘삼'의 일대기를 그리는 MBC TV 특별기획드라마 `풍운의 강'(연출 장용우).

차인표가 거지왕 김춘삼 역을, 박철은 어렸을 때부터 김춘삼 김두한과 친구 사이면서 차츰 갈등관계로 엮어지는 임형두 역을 맡았다.

부랑아 등 빈민구제에 뛰어드는 김춘삼과 정치깡패의 말로를 보여줄 임형두. 특유의 수완으로 돈과 권력의 화신이 된 임형두는 뒷날 `연지'라는 여인(송윤아)을 두고 춘삼과 애정갈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동안 재벌 2세나 신사 역을 주로 연기해온 차인표는 "있는 척 가진 척 하지않아도 되기 때문에 연기도 거지 역이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면서 "박철과의 만남만으로도 조짐이 좋다"고 설명.

박철 역시 "오랜만에 코믹한 이미지를 벗을 절호의 기회"라면서 "진지하고 무게있는 연기로 차인표와 맞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강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