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소설 출간 - 영화 개봉 동시 세일 붐
기사입력 1999년 02월 04일 15시 00분
소설과 영화가 손을 잡는다. 물론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만들거나,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소설로 다시 펴내는 일은 예전에도 자주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소설 출간과 영화 개봉을 동시에 한다. 소설과 영화를 거의 같은 시기에 선보이는 `소설-영화 묶음 세일'이 출판계와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화된 현상이다.
최근에만 해도 `닥터K', `약속', `정사', `짱', `여고괴담' 등의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소설이 서점에 깔렸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은 개봉을 앞두고 소설이 먼저 나와 있다.
또 `세븐틴'은 제작일지와 현장사진, `아름다운 시절'은 시나리오를 책으로 펴냈다. 시나리오를 소설로 개작, 출간하는 경우도 많다. `건축무한육면면체의 비밀'은 PC통신에도 연재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의 특징은 소설을 영화 개봉에 맞춰 내놓는다는 것. 그래야 대중들의 인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마케팅 전략이다. 영화와 소설 모두 다른 장르를 홍보에 이용한다.
영화사는 관객에게 책을 경품으로 제공하고, 출판사는 영화광고를 이용해 거의 공짜로 홍보할 수 있다. 출판사는 영화스타를 모델로 이용하기도 한다.
`닥터K'와 `짱'은 타이틀롤인 영화배우 차인표, `정사'는 이미숙, `약속'은 전도연과 한석규의 얼굴을 표지에 내세워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고 있다. `아름다운 시절'은 영화 장면을 사용했다.
판매도 좋다. 지난해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여고괴담'의 경우 베스트셀러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가 먼저 선보인 경우, 소설 판매는 대부분 `기본'은 한다.
하지만 꼭 상승작용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관객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영화마케팅사 R＆I 박선영 홍보실장은 "책이 먼저 발간되면 관객이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 영화의 신선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책의 감동을 간직한 채 영화를 볼 때, 영화가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입소문이 나쁘게 난다"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