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청청 고운맘 스님 '기 글씨와 달마'전 화제
기사입력 1999년 02월 03일 15시 15분
`달마도'로 유명한 서화가 청청(靑靑) 고운맘 스님(서울 종로 대각사 총무)의 `기(氣) 글씨'가 화제가 되고 있다.
`기 글씨'란 말 그대로 `氣'자를 멋드러지게 화폭에 담은 것. 경명사주(부적에 쓰이는 돌가루)에 붓을 담근 뒤 온몸의 기를 모아 일필휘지로 그려낸다.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청청스님은 최근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기 글씨와 달마전'이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그린 작품 100여점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기를 연구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 주셨습니다. 어떤 분들은 몸이 흔들릴 만큼 짜릿한 기를 느꼈다며 놀라워 했습니다."
청청스님이 `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3년전. 평소 좋아하는 `기산심해(氣山心海)'라는 고어의 `기'자를 쓰던 중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이 느껴지면서 붓이 저절로 움직였다는 것. 그 뒤 기 글씨에 전념해 `기 철학'을 연구하는 한편, 초서 해서 행서 등을 응용한 수많은 작품을 완성했다.
"기라는 글자가 원래 `사람(人)이 힘(力)을 쓰려면 현미(米)를 먹어야한다'는 단순한 뜻입니다. 제 기 글씨가 IMF다 뭐다 해서 위축된 사람들의 기를 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80년대 중반 세종문화회관에서 `달마도 전시회'를 열었던 청청 스님은 89년에는 신라시대의 명필 김생의 필체를 연구한 `김생신필'을 출간, 전국 박물관과 도서관에 보급하기도 했다.
다음달부터 부산 대전 광주 등 지방 도시를 순회하며 기 글씨 전시회를 가질 예정인 청청 스님은 중국과 일본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02)7651379
[김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