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다저타운' 스프링 캠프장 이동에 고심
기사입력 1999년 02월 03일 14시 57분
박찬호(26)의 LA 다저스가 스프링 트레이닝장 이동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30개팀중 자체적으로 스프링 트레이닝 시설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팀은 다저스뿐이다.
플로리다주 중남부 시골의 베로비치라는 소도시에 자리잡은 `다저타운'은 1948년 이래 51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그러나 다저스는 다저 타운을 소유하는 대가로 소득세와 토지세, 그리고 250명 직원들의 월급 등을 지불하고 있다.
게다가 서부조 팀중에 스프링 트레이닝을 애리조나가 아닌 플로리다에서 치르는 팀은 다저스가 유일하다.
뉴욕의 브룩클린 다저스 시절에는 플로리다가 최적지였으나 LA와 베로 비치는 미국 대륙의 끝에서 끝이다.
그런데 최근 LA에서 비행기로 한시간 남짓 거리인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인근 포트 맥도웰 인디언 보호지역에서 다저스로서는 무시하기 힘든 제안을 해왔다.
3천만달러를 들여 스프링 트레이닝장을 건설하고 다저스에게 1년 임대료 1달러에 사용권을 주겠다는 것.
1만2천500명을 수용하는 메인 스타디움과 6개의 정규 사이즈 보조 구장, 그리고 2개의 연습장을 완비하고 250명이 들어가는 식당과 부대 시설 등도 완벽하게 갖추게된다.
건설 비용과 부지 등도 모두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야바파이 부족이 부담한다.
도박장 운영 등으로 1년에 2억달러의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
야바파이 부족은 인근 다른 부족들이 도박장, 골프장 등을 잇달아 건설하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저스에게 이같이 매력적인 제안을 하게 됐다.
게다가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동안 입장료와 주차료 등 수익의 70∼80%를 구단이 차지하는 전례에 미루어 다저스는 만만치 않은 수익까지 생긴다.
단 한가지 걸림돌은 베로 비치.
베로비치시에서는 다저 타운을 다저스로부터 1천만달러에 구입, 다시 다저스에게 임대하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다저스가 과연 전통을 포기하고 실리만을 추구할 것인지가 문제지만 루퍼트 머독의 마음은 이미 결정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LA＝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