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인턴 심판 공개선발 첫날 30대 1경쟁
기사입력 1999년 02월 03일 14시 57분
KBO(한국야구위원회) 심판원 공개선발 첫날인 2일 서울 건국대 야구장.
영하의 쌀쌀한 날씨지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함성으로 운동장은 열기가 가득하다.
"스트∼라이크!"
갈라진 목소리, 엉거주춤한 자세.
위엄과는 아직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예비 판관'들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서려있다.
KBO는 6일까지 5일간 하루 6시간씩 판정 자세, 콜, 러닝 등을 종합적으로 지도한뒤 공개테스트를 통해 인턴 심판원을 뽑는다.
5∼6명 선발 예정에 176명이 원서를 내 경쟁률은 약 30대1.
KBO는 당초 개인지급용으로 50명분의 점퍼와 모자를 준비했으나 지원자가 예상보다 많아 지급을 연기한 상태다.
도상훈심판원은 "30명 등록심판 모두 나와 지도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자 중엔 낯익은 얼굴도 있다.
프로 4년 경력을 버리고 새로운 길로 뛰어든 정기창씨(29．전 한화).
"선수시절 이미 심판이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소신파다.
"고향 대구에서 3주동안 아마심판으로부터 강습을 받고 왔다"는 정씨는 "선수때는 판정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지난달까지 안성에서 정육점을 하던 유영일씨(27)는 야구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용감하게 원서를 내밀었다.
"결혼한지 100일 지났다"는 유씨의 부인은 운동장까지 직접 나와 시린 손을 녹이며 먼발치에서 남편을 응원, 눈길을 끌었다.
[김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