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남녀가 벌건 얼굴로 나올때'
기사입력 1999년 02월 03일 14시 57분
호랑이는 무서워서, Ddong은 불결해서, 돈은 곤란해서_라는 이유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우리 조상님들의 철칙이셨다. 그래서 `응가'(또옹)를 처치하는 곳도 직설적으로 변소(便所)라 하지 않고 작은집(뒷간)or 해우소(解憂所)라 부르지 않았는가!
지금도 마찬가지다. 변소를 변소라 하지 않고 `화장실(化粧室)'이라는 고급(?)스러운 이름으로 부르니까.
자연 그 공간(化粧室)에서 생기는(또는 느끼는) 일들도 품위를 높여 `4자숙어'로 부르자. 지난 회에 잇는다.
1. 그곳의 문고리는 고장났고, 잡고 있자니 앉은 자리는 너무 멀어서 쩔쩔맬 때→ 진퇴양난.
2. 전주곡인 가스분출 소리는 요란했건만 나중에 파악한 내용은 형편없을 때→ 과대포장.
3. 점잖은 인상이지만 습관적으로 여자 화장실 쪽을 슬쩍슬쩍 살펴 볼 때→ 영웅본색.
4. 아직도 그것은 귀중한 거름(퇴비)으로 쓰인다. 농부가 손수 수거 해갈 때→ 상부상조.
5. 비싼 음식을 먹었는데 불완전연소(소화가 덜 된) 상태로 배출되고 말았을 때→ 낙장불입.
6. 옆칸 사람이 자기 혼잔 줄 알고 핸드폰 통화에 이어서 노래도 부르고 `빅딜반대!'어쩌구… 등 고함도 지르고 별짓 다할 때→ 점입가경.
7. 먼저 일 보고 나간 자가 물도 안 내려 놓는 등, 뒷처리가 깨끗치 못할 때→ 책임전가.
8. 그래서 그곳을 피해 다른 칸으로 갔으나 더욱 심해, 발길을 돌리려 하는데 처음 칸마저 뺏기고 말았을 때→ 인간환장.
9. 늦은밤 외딴 화장실에서 남녀 한쌍이 나오는데 둘 다 얼굴이 벌겋다→ 불문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