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가난-부상서 꽃핀 빙상 5천m 은메달 문준
기사입력 1999년 02월 03일 02시 01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천m에서 기대하지도 않았던 은메달을 따낸 문 준(17．춘천기계공고 1).
이날 경기를 지켜본 빙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그의 은메달은 금메달보다도 값진 것"이라며 등을 두들겨 주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따낸 은메달이기 때문.
춘천교대부속초등학교 1년때부터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 문 준은 초등학교 2년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마저 생계를 위해 서울로 떠나버려 외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다.
97년 남춘천중 3년때는 그나마 연습을 하다 오른쪽 다리에 골절상까지 입는 등 선수생명에도 치명적인 고비가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그는 태극마크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3년때 강원도 순회코치로 활동하던 전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유선희씨를 만나 기량이 상승하면서 중학교때부터는 국내 대회 장거리를 거의 휩쓸다시피 했다.
지난해 12월 꿈에도 그리던 대표팀에 선발된 문 준은 "바람만 없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외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주 좋아하실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 춘천＝이사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