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151km+체인지업 플로리다 담금질
기사입력 1999년 02월 03일 02시 01분
`1㎞의 승부'.
현대 정민태(29)가 이국땅에서 `스피드 업'을 내세우며 올 선발 20승의 꿈을 띄워 올렸다.
정민태는 2일(이하 한국시간) 선수단과 함께 출국 25시간만에 미국 플로리다주의 소도시 브래든턴에 도착했다.
지난 1일 재계약 연봉액수를 구단에 일임, 가뿐한 마음으로 고국을 떠나온 상태.
2일 현재 최고연봉자인 LG 김용수(1억5천만원선)와 같거나 웃도는 선에서 액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백지위임을 한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정민태가 올 전지훈련에서 가장 신경을 쏟는 부분은 스피드다.
작년 프로 전체 최고시속인 151㎞를 스피드건에 찍은 정민태지만 광속구에 허둥대는 타자를 보며 그 위력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 속도만 유지해도 파괴력은 메가톤급.
하지만 정민태는 "단 1㎞라도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욕심을 드러냈다.
"작년보다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또 더 빨라야 더 좋은 성적이 나온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에서다.
또 강속구와 곁들여 톡톡히 효과를 본 체인지업도 더욱 세세하게 가다듬어 변함없는 결정구로 써먹을 계획이다.
정민태는 훈련이 시작되는 3일 가볍게 몸을 푼 다음 곧바로 하프피칭에 들어가게 된다.
주위에서는 일본진출 파문에 이은 지리한 연봉협상으로 자칫 몸의 리듬이 깨질 것을 우려했지만 정민태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작년에 비해 오히려 몸이 가볍다. 무엇보다 잔부상이 없는 것이 좋은 징조인 것 같다."
지난해 17승9패로 다승 2위와 한국시리즈 MVP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든 에이스 정민태.
이름앞에 `한국 최고투수'의 영예를 확실히 아로새길 꿈을 키워가고 있다.
[ 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김대호 특파원 ]